💌 두 번째 편지, “안녕, 친구! 한 주 동안 잘 지냈어?”

<일은 저지르고 수습하는 거야!>

안녕, 친구! 한 주 동안 잘 지냈어?

나는 어떤 한 주를 보냈냐면… 이 편지의 마지막에 얘기해줄게!

작년은 나에게 있어서 정말 잊을 수 없는 한 해였어.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바라왔던 작가/아티스트로서 오롯이 살았던 일 년이거든. 또 디지털 노마드로서 다양한 곳에서 살며 여행할 수 있었지. 어쩌면 내 SNS를 보면서 내심 궁금해했을지도 모르겠네. ‘쟤는 무슨 돈이 있어서 저렇게 맨날 놀러 다니지?’라고. 그럴 만도 한 게, 일 년의 반인 6개월을 집 밖에서 여행하며 지냈더라구. 사실대로 말해주자면, 그 결과로 지금 내 통장 잔고는 바닥을 드륵드륵 긁어도 한 바가지가 안 되는 빈 장독이야 😂

그런데 돈 한 푼 없지만, 후회도 한 톨 없어. 온전히 내가 하고 싶은 일과 살고 싶은 라이프 스타일 그대로를 살았던 시간이거든. 그리고 그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 버린 게 아니라, 성취와 경험, 사람이라는 열매로 남았지.

내가 미래에 대한 불안 없이 이 모든 걸 얻을 수 있었던 마법의 힘은 다음 문장에서 나왔어.

“일은 저지르고 수습하는 거야!”

난 오랫동안 스스로 ‘게으른 완벽주의자’라고 규정했었는데, 게으르지만 “완벽하다”는 것에 취해 있었어. 하지만 그런 변명은 늘 시작하는 힘을 약하게 만들고, 결국 생각해보면 그리 완벽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 그러던 중 작년 이맘때 구글 수석 디자이너 김은주 님의 책 <생각이 너무 많은 서른 살에게>을 읽게 되었는데, 첫 문장을 읽고 머리를 세게 맞은 듯한 기분이었어. “일단 저지르면 수습할 힘이 생긴다.”

이 뉴스레터를 그동안 생각만 하다가 드디어 발행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이 마법의 문장 덕분이지. 일단 저지르니, 구독해준 사람이 생겼고, 일주일에 한 편씩 보내겠다고 약속했으니, 지켜야 하고. 그러니 글을 써야겠지? 비록 게으를지라도 내가 뱉은 말에 대한 책임감 하나는 있거든. 불확실한 미래 대신, 나 자신을 믿는 거야. 내일의 내가 어떻게든 해내리라고. 그렇게 스스로 믿어주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는 힘이 생기더라.

자, 그래서 내가 한 주 동안 어떻게 지냈냐면… 알바를 시작했어! 마찬가지로 “일단 저질러놓은” 캐나다 워홀을 위해 경비를 모아야 하거든. 사실 출국 기한이 정말 얼마 남지 않아서 새로운 일을 하기에 애매했는데, 내 조건에 딱 맞는 일이 나타난 거 있지? 계약 기간이 신기하게도 내 출국 전날까지고, 또 재택 알바라 부담이 없었어. 어플리케이션에 들어가는 데이터베이스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이미지를 가공하는 일인데, 다행히 일이 어렵지도 않고, 포토샵 능력을 요구하는 일이라 시급도 괜찮고, 담당자님도 좋으신 분이라 편하게 일하고 있어. 일단 비행기 표부터 사고 보니, 도저히 안 될 것 같은 상황에서도 방법이 생기는 게 정말 신기했어.

캐나다로 출국하는 날은 2월 22일이야. 그리고 그 전에 2월 6일부터 19일까지 을지로에 있는 “알렉스룸”이라는 카페 / 와인바에서 개인전을 해. 이 개인전도 “일단 저지른” 일이라서 남은 시간동안 또 열심히 준비해야 하지. 개인전과 출국이라는 큰 일들을 앞두고 시간이 빠듯해서 떠나기 전에 한 명 한 명 따로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전시회에 미리 연락주고 온다면 커피 한 잔 혹은 와인 한 잔은 함께 할 수 있을 거야.

“일단 저지르면 수습할 힘이 생긴다.” 앞으로 나는 이 문장과 함께라면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를 향해 가더라도 두려울 게 없다는 생각이 들어. 너도 그동안 해보고 싶었지만 시도해보지 못한 게 있다면 “일단 저질러 보는 게 어때?” 만약 그런 게 생긴다면, 나에게도 꼭 알려줘!

그럼 다음주에 다시 편지할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