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 번째 편지,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게 하는 방법

안녕, 친구!

혹시 파이프라인 우화에 대해 들어본 적 있어?

어느 이탈리아의 작은 마을에 파블로와 브루노라는 두 청년이 살고 있었대. 이 둘은 친구였고, 둘 다 마을에서 제일가는 부자가 되고 싶어 했지. 그러던 중 이들에게 기회가 찾아오는데, 강에서 물을 길어 마을의 물탱크에 채우는 일을 맡게 된 거야. 하지만 온종일 물통을 나르느라, 손에 물집이 잡히고 온몸이 쑤시는 아주 고된 일이었어. 이에 파블로는 강에서 마을까지 파이프라인을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브루노에게 같이 하자고 제안했지. 하지만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데에는 시간도 오래 걸리는 데다가, 그동안 그만큼 물통을 적게 나르게 되므로 수입이 줄어들기 때문에 브루노는 거절했어. 하지만 파블로는 굴하지 않고 자신의 계획을 밀어붙였지. 바위투성이인 땅을 깨야 했기 때문에 처음 몇 달 동안은 거의 진척이 없어 보였고, 주말까지 일한 파블로는 브루노보다 몇 배 더 고된 나날들을 보냈어. 그러나 이윽고 파이프라인이 완성되었을 때, 파블로는 더 이상 물통을 나를 필요가 없었지. 밥을 먹거나 잠을 자는 동안에도 물은 파이프라인을 통해 저절로 흘렀거든. 그렇게 파블로는 점점 더 많은 돈을 벌게 됐어. 반면 브루노는 일자리를 잃게 됐지. 하지만 파블로는 친구 브루노에게 다시 한번 동업을 제안하고, 둘은 파블로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로 다른 마을에도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사업을 이어가. 언젠가는 전 세계를 관통하는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말이야.

나는 이 유명한 파이프라인 우화를 <N잡하는 허대리>라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처음 접하게 되었는데, 영상에서 “회사 없이 딱 만 원만 벌어보세요.”라는 말을 듣고 나도 나만의 파이프라인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어. 만 원이 100개가 있으면 100만 원, 1000개가 있으면 1000만 원이잖아. 그런데 중요한 건 회사 없이 만 원도 벌어보지 못한 사람은 1000만원을 벌 가능성조차 없다는 거야. 그렇게 나는 2020년에 처음으로 회사 밖에서의 수익을 만들었어.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 내 광고 수익으로 8,200원, 내가 폰케이스 디자인을 올리면 주문 접수, 상품 제작, 배송과 CS를 전담해주는 웹사이트를 통해 60,100원, 마찬가지로 디지털 파일을 업로드 해 놓으면 고객들이 알아서 내 디자인 상품을 구매하고 다운로드하는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136.90(당시 한화 약 162,631원), 총 23만 원을 벌었지. 1년 수익이 23만 원이라니, 정말 귀엽지? 하지만 이 돈의 특별한 점은 근로소득이 아니라, 사업소득이라는 점에 있어.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초기 자본금도 없이, 오직 내 기술과 능력만으로 번 순수익이지. 그리고 그렇게 2021년에는 $563.70, 2022년에는 $463.40을 벌었어. 물론 여전히 적은 돈이지만, 중요한 점은 내가 별도로 더 일하지 않았음에도 들어온 돈이라는 거야.

워런 버핏은 “잠자는 동안에도 돈이 들어오는 방법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당신은 죽을 때까지 일해야만 할 것이다.”라고 말했어. 많은 사람들이 평생 물통을 나르며 사는 삶을 당연하게 생각해. 하지만 위 이야기처럼 마을에 파이프라인이 생겨 물탱크에 물을 길어 나르는 일 자체가 없어진다면? 혹은 나보다 물통을 더 많이, 더 빨리 나르는 청년이 나를 대신한다면? 아니면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거나 몸이 아파서 물통을 더 이상 질 수 없다면? 나는 우리 인생이 물통을 지고 나르는 것 이상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궁극적으로 내가 하고자 하는 바는 나만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서 창작에 전념할 수 있는 시간과 자유를 얻는 거야.

물론 파블로가 겪었던 것처럼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아. 그래서 그동안 잠시 미뤄두었지. 하지만 그렇게 손을 놓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작지만 꾸준히 판매가 일어나는 것을 보며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어. 그리고 아무리 온라인 비즈니스더라도 엄연히 하나의 사업이기 때문에 그동안 배운 점도 정말 많았지.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 경제적 자유를 제대로 이뤄내고 싶어. 나는 어떤 목표가 있을 때마다 나 자신을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일단 밀어 넣고 보는 편인데, 내가 이 먼 캐나다까지 온 이유 역시 마찬가지야. 한국이라는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내가 내 인생을 온전히 홀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 속에서 파이프라인 구축이라는 이 목표를 반드시 이뤄내 보려고!

점점 발송일과 상관없이 아무 때나 보내고 있는 나라레터 😂

그래도 용케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꼬박꼬박 보내고 있으니 부디 이해해주길 바라.

마지막으로는 짧게 내 현재 상황을 전할게. 저번 주에 바리스타 면접을 두 군데 봤었는데, 둘다 오퍼를 받아서 이번주에는 트레이닝을 받고 있어. 두 곳 모두 아기자기한 로컬 카페라서 캐나다 현지 사람들과 소통하며 일하는 재미가 있는 것 같아. 하지만 그런 와중에 금요일에는 또 다른 그래픽 디자이너 면접이 있어. 행운을 빌어줘!

나도 친구의 행운 가득한 한 주를 빌어줄게 🤞 

그럼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