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네 번째 편지, 그 바다는 네 놀이터고, 너는 멋진 서퍼니까!

안녕, 친구!

이제 거의 발송일이 바뀐 뉴스레터가 되어버렸구먼, 허허. 민망하네그려. 늦었지만 그래도 보내보는 나라레터!

🧘🏻‍♀️ “Make the decision to make better decisions.”

저번 편지에서 뉴욕에서 일할 기회를 고려하고 있다고 썼지. 결론은, 가지 않기로 했어. 객관적으로 좋은 기회이지만, “나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되지 않았거든. 생각이 너무 많아서 괴로울 때면 명상 앱을 사용해서 머리를 환기하곤 하는데, 거기에서 이런 말을 하더라. “Make the decision to make better decisions. (더 나은 결정들을 내리기 위한 결정을 내려라)”

하나의 결정은 곧 또 다른 선택의 순간으로 이끌게 마련이잖아.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을 충실히 살면서도 종종 삶을 멀리 떨어져서 바라봐야 할 때도 있는 것 같아. 조금 쉬어가거나 돌아가더라도 내가 가고자 하는 길로 올바르게 나아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말이야. 그러다 보니 이 기회를 잡는 게 앞으로의 내 인생에서 더 나은 결정들을 내리기 위한 방향이라고 느껴지지 않았어.

게다가 본질적인 질문을 해보니 아주 쉽게 답이 나오더라. “뉴욕에 살고 싶나요?" No, “프로젝트 매니저가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요?” No, “메타버스, NFT 분야가 내가 일하고 싶은 방면인가요?” No. 아직 여기 캐나다에서 일을 구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느끼는 당장의 불안감 때문에 내가 직접 일자리를 알아보지 않아도 된다는 이 편리한 제안을 수락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컸던 것 같아.

하지만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는 나 자신을 Comfort Zone(안주하는 삶)에 머무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고, 내가 해야 할 건 단지 그곳에서 벗어나는 것뿐이라고 생각해. 그동안 구직 활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했었는데, 드디어 지원하는 걸 시작했어. 곧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원해줘. 앞으로도 더 나은 결정들을 내리기 위한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2023년의 윤나라에게 2022년의 윤나라가

엄마께서 집으로 내게 엽서가 왔다며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어. 작년 2월, 내가 나에게 써서 느린 우체통에 보낸 엽서였지.

안녕! 잘 지내고 있어?

지금 난 공주 3주 살기를 하며 이곳 국립공주박물관에서 너에게 편지를 써.

나는 어제 꿈을 꿨어. 스스로와 다른 사람에게 떳떳하지 못하고 움츠러드는 꿈. 불안한 마음과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무의식의 발현이었나 봐. 하지만 다행히도 깨자마자 그 마음은 말끔히 개더라.

난 그렇게 생각해. 모두의 인생은 아무도 단 한 치의 눈앞을 볼 수 없는 거잖아. 그러니 불안과 불확실함은 모두의 몫인 거지. 하지만 난 이제 그 ‘불확실’이라는 조류에 휩쓸리기보다 그 파도에 직접 타 보기로 했어! 인생의 서퍼가 되는 거지.

때로는 바다에 처박히기도, 바닷물을 마시기도 하겠지만, 다시 보드에 올라와 다음의 큰 파도를 기다리는 거야. 거대하고 깊은 바다를 두려워하지 말자. 그 바다는 네 놀이터고, 너는 멋진 서퍼니까!

2022.02.13

1년 전의 내가 나에게 한 조언처럼 이제 일어나서 큰 파도 한번 타 보려고!

같이 하지 않을래? 🏄‍♀️

그럼 오늘 편지도 읽어줘서 고마워.

남은 한 주도 즐거운 일만 가득하기를.

안녕!